11/10
2024.11.10
잘 먹었다 오늘...
2n년간 살던 집에서 이사를 가게 돼서 버릴 건 버리고 정리하고 있는데, 2n년 평생을 살았다 보니 별의별 기상천외한 추억의 물건들이 나오고 있다. 추억이란 좋기도 하지만 글쎄 내 십대 시절의 정신상태는 꽤 건강하지 않았고 그 시절의 물건들이 가져오는 향수와 몰려오는 플래시백들로 제법 우울해졌다.
좋아했지만 더이상 좋아할 수 없게 된 것들의 잔재도 보고...
버리지 못하고 쌓아놨던 것들이 몇 박스씩 나오는데 그걸 또 버리기 아까워서 머뭇머뭇했다. 생각해보니 늘 이런 식인 것 같다... 못 버린 게 물건만이 아니고 어렸을 때 해보고 싶었던 거나 가지고 싶었는데 못 가졌던 거나 배워보고 싶었던 걸 못 배워서 생긴 열등감 같은 것이나 우울감 같은 것도 해소를 못 해서 속에 꾸역꾸역 있었나 보다. 그래서 어젯밤은 몰래 엉엉 울면서 잤고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퉁퉁 불었다.
방은 셋이고 사람은 다섯이라 늘 내 방이 가지고 싶었고 내 침대가 갖고 싶었고 누가 내 물건에 손을 대면 엄청 싫어했던 기억이 난다, 그건 지금도 그렇지만. 내 방이 없는데 저만큼 꾸역꾸역 쌓아놓은 것도 신기하다
좀 안 우울해지는 얘기를 하자면 1400일이다. 😇백일이라는 표현이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