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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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가득히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 스핀오프 너희가 곧 신임을 모르느냐
2024.11.27

11/23, 대전시립미술관

원래 갈 생각은 없었는데(생각조차 못 하고 있었음) 과학관이랑 미술관이 붙어있길래 들어갔다.
<너희가 곧 신임을 모르느냐>는 연금술사 헤르메스 트리스메기투스의 질문에서 따온 제목이다. 당대의 연금술은 과학이었고 물질을 금으로 만드는 행위다보니 황금, 즉 자본주의를 연상할 수밖에 없다. 아마 테마가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비디오 아트가 많았다. 평생 비디오 아트는 백남준밖에 모르고 잘 몰랐는데(이번에 대전시립미술관에서 백남준의 작품도 봤다. 아쉽게도 시간제로 상영하는 작품이고 상영시간 못 맞춰서 꺼진 것만 봤지만.) 여러가지 다양하게 봐서 좋았다.

이건 열린수장고라는 시설?에서 따로 전시하던 거였다
하여튼 비디오아트는 이렇게 TV모니터 한가득 이어붙인 걸 말하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영상의 반복이나 되감기나 연출 같은 걸 통틀어서 부르는 모양이더라. 근데 약간 불쾌한 골짜기 같은 걸 많이 봤다. AI로 만든 뭉개진 영상을 활용한 작품도 있었다.



제일 좋았던 전시를 꼽으라면 이것일 것 같다. 해골이 나오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쾌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인위적인 키메라 형상의 불쾌한골짜기 작품.
할로윈 이후 엄청나게 버려지는 인형들과 해골 모형 소품들로 만든 건데, 인간 화석/해골로 원본이 어떻게 생겼을지 복원하듯이, 그런 방식으로 해골 모형에 버려진 인형의 천들을 덧대어서 만든 건데
진짜 기분나쁘고 징그럽고 강렬하고 좋아서 한참 봤다...





이건 그냥 내 모습 같아서 찍음


이것도 인상깊은 작품. 저 입 모양이 움직이면서 빙글빙글 돌아간다. 연금술의 상징인 우로보로스.


미술관 투어가 너무 재밌었어서 다음에도 기획전시 보러 정기적으로 대전 모임 갖기로.

ⓒ yunic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