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임파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파이널 레코닝'이 개봉했다. 몇년간 좋아하는 작품이 피날레를 맞이하는 건 좋으면서도 씁슬하다. 앞으로 한 일주일간은 이 작품을 영영 그리워만 할 것 같아서 그동안 미션 임파서블을 정주행하기로 했다. 이정도로 (첩보물의 탈을 쓰고) 오락영화의 니즈를 순수하게 만족시켜주는 작품은 흔치 않다. 여하튼 시리즈 피날레를 맞이하며 이전 작품들의 장면이 콜라주로 등장하고, 이전 작품에서 나오고 사라졌던 주요인물들과 설정이 다시 한 번 등장한다. 시리즈의 수명이 30년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확실히 공을 들인 건 맞구나 싶다.
순위를 꼽자면 로그네이션-고스트 프로토콜-1편-데드 레코닝-파이널 레코닝-폴아웃-3편 순으로 좋은 것 같다. 보통 나는 시리즈물은 1편이 모든 시리즈 중 가장 재밌다고 생각하지만 로그네이션과 고스트 프로토콜이 압도적으로 좋았다. 2편은 싫다기보다는... 장르 자체가 달라서 순위를 못 매기겠다. 솔직히 나는 나름대로 오우삼이 최선을 다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많이들 욕하지만 사실 에단 헌트가 톰크루즈라 그렇지 성룡이라고 생각하면 잘 만든 영화가 맞다. 각본 자체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솔직히 마지막 전투 장면은 재밌었다. 나이아의 캐릭터성도 나름 좋았다. 2편 자체가 흑역사 취급이라 그 뒤로 증발했다는 게 아쉽지만 그레이스의 존재를 생각하면 나름대로 2편을 챙겨준 게 아닐까...
반면 나는 3편을 선호하지 않는다. 3편이 20년 전 영화라는 사실은 알지만 감성이 너무 올드하다. '토끼발'. 신에 반하는 것. 맥거핀으로 남겨준 것은 정말 좋았다고 생각하지만(그것이 시리즈 피날레에 엮이는 것까지) 주인공을 압박하기 위한 소재로 가져오는 게 연인이라니... 그러시군요. 이후 시리즈마다 동료가 인질로 잡혀 있고 인질의 보호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분투하고 이용당하는 건 클리셰가 되었고 그게 이단이라는 인물을 잘 설명하는 것 같다곤 생각하지만.
고스트 프로토콜은 여태껏 IMF에서 활용하던 수많은 오버 테크놀러지 도구들이 오히려 발목을 잡고 위기를 겪게 된다는 점에서 쫄깃쫄깃하고 재밌었다. 내용보다는 순수 액션에 집중한 것 같고 스토리의 심각성에 비해 분위기도 가볍다는 게 조금 아쉽지만. 뭐 어쩌겠음 그게 오락영화인데.
인생에서 처음으로 봤던 미션 임파서블이 '로그네이션'이었다. 그래서인지 미임파 작품 중에서는 로그네이션이 가장 좋다. 특히 오페라 암살 장면. 미적으로도 아름다웠고. 일사 파우스트라는 캐릭터의 존재 자체가 백미다. 이중첩자인 그녀를 의심해야 하는지 아니면 매번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타나 이단을 살려준 그녀를 믿어야 하는지,
하여튼 시리즈를 정주행하고 보니 톰크루즈 늙은 게 보여서 기분이 이상하다. 그리고 어렸을 땐 계획이 틀어져서 이단헌트가 임기응변을 할 때마다 실패하고 죽는 거 아닌가 조마조마했었던 기억이 난다. 시리즈를 끝맺을 게 아닌 이상 주인공은 죽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남는단 사실을 이젠 알지만.
그런 의미에서 시리즈 피날레인 파이널 레코닝은 그 조마조마함을 느낄 수 있어서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