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나는 TV를 보았다
I Saw the TV Glow
2024
나는 그냥 TV 쇼를 좋아해.
ㅜㅜ 그니까 내가 <빛나는 TV를 보았다> 가 정확히 어떤 지점에서 좋냐면 나도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음... 그러니까 한 10년~1n년 전 쯤에 언뜻 봤던 만화나 애니가 갑자기 떠오르면서 아 그거 명작이었지... 하고 머리 굵어진 뒤 충동적으로 그걸 정주행하곤 하는 경험이 굉장히 많은데 사실 그것들을 다시 보니 내 기억과 달리 참으로 엉성하고 조잡하고 답답하고 별로인 작품이었던 거임... 다시 팔 거냐고 물어보면 미쳣냐고 할 정도로
그래도 난 그 작품이 좋아 비록 다시 보니 구리더라도 그걸 좋아했던 시절도 내 어린 시절을 구성하는 하나의 부분이니까.
그걸 보면서 자라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겠지 지금은 별로라고 느껴도 날 구성하는 것 중 하나였으니까... ㅜㅜ 정말 좋은 영화였어 하지만 그 어린 시절의 추억에 매몰되어 있으면 안 된다 넌 성인이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하려면 뭐라도 생산적인 일을 해야만 하니까...
마지막 장면 사회에서 꾸역꾸역 살아가지만 맞물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게 결국 터져버려서 그렇게 어린 시절과 비현실로 통하는 문을 열어 놓고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제가 약을 바꿨거든요...' 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부분이 너무 잔인하고 마음 아파서 괴로웠음
이 영화도 그래 객관적으로 아주 잘 만든 영화는 아닌데(의도적으로 키치한 감성을 적극적으로 쓰고 있고) 그냥 내 마음 깊은 곳의 뭔가를 건드렸고, 먼 미래에 '아, 이거 내가 별점 높게 줬었지. 무슨 내용이더라.' 이런 생각을 하며 이걸 다시 본다면 실망할지도 모름 그러니 지금 당장의 감정이 소중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