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념 증후군의 기록
Life Overtakes Me
체념증후군(Resignation syndrome)이란 스웨덴에 망명된 난민 어린이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정신적 외상을 입은 아이들이 먹지도 놀지도 않고 깊은 잠에 빠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내용을 보면, 난민 아이들이 처한 불안과 스트레스, 무엇보다도 의지해야 할 보호자에게서 보여지는 스트레스 때문에 아이들이 자신에 대한 방어로 주위를 차단하는 것과 비슷해보인다. 우울증 환자들 중 무기력하고, 잠이 많은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많은 것과 무관하지는 않은 것 같다.
왜 스웨덴인가? 스웨덴은 난민을 꽤 많이 받아들이는 나라에 속한다(EU니까...). 그러나 점점 악화되는 경제, 변화하는 사회, 한정된 자원과 자본으로 스웨덴 국민들 사이에 반난민정서가 가속화되고 스웨덴에 망명한 난민 가정들의 난민 신청은 제각각의 사유로 거부당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정서적, 육체적인 폭력을 당한다. 그렇지만 스웨덴을 떠날 수는 없다.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어떤 해코지를 당할지 모르기에. 난민으로 인정받기 위해 사회와 싸우면서 이런 불안불안한 분위기 속 아이들은 활력을 잃고 혼수상태와 같은 잠에 빠지게 된다. 스웨덴에서는 대략 200명 이상의 난민 가정 자녀들이 체념증후군의 증상을 보이며 스웨덴 뿐 아니라 호주 등의 국가에서도 이 증상이 보고된다고 한다. 이 증세는 수개월, 수년까지 지속된다고.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한다고 추정되는 만큼, 해당 가정이 안정적이고 화목해질 때 증세가 호전된다고 한다. 다큐에 나온 가족은 치열한 투쟁 끝에 난민 지위 인정을 받았고, 이런 긍정적인 메시지를 아이에게 꾸준히 건넨 끝에 아이가 깨어났다고 한다. 물론 그간 잠에 빠졌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모르는 채로. 그러나 다른 가정은, 다른 아이까지 체념증후군의 증상을 보이는 등 한층 절망적인 상황이 되었다. Life overtakes me, 삶과 투쟁이 잠든 아이들을 남겨두고 멀리 흘러가버린다.
요 몇 년간 난민을 받아들이던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자원 부족과 반난민정서, 불경기를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인도주의적 난민 수용에 대한 EU규정에 반대한다며 브렉시트를 선언하기도 했었고. 이는 물론 민주화 운동과 시리아 내전 등 제3국가, 중동국가 등에서 전쟁와 싸움이 끊이지 않는 탓이다.
40분짜리 짧은 다큐멘터리지만 강렬하고, 잔잔하지만 충격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