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브렐러 아카데미 (S3)
The Umbrella Academy (S3)
바냐 하그리브스... 평생 자신을 억누르고 본인의 본질을 모른 채로 부당함을 안으며 살아왔던 캐릭터...가 배우 앨리엇 페이지를 만나서 빅터 하그리브스가 되는 과정... 이 너무 아름답네... 커밍아웃하는 징면 너무 기억에 남음 넌 가족이야 빅터...
시즌 1, 시즌 2는 쓸데없이 자극적이고 보기 힘들다고 느꼈는데 시즌 3 상당히 수작임. 여태까지 엄브아카에 했던 욕들을 철회
하진 않을거고 여전히 이 시리즈는 구린 점이 많지만... 그래도 시즌 3이 너무 좋았다. 시즌4만 안 나오면 정말 완벽한 엔딩일 듯 싶다.
아니 사실 길고 루즈한 건 전 시즌들이랑 똑같고 특정 캐릭터 편애하는것도 너무 잘 보이는데... 빅토르와 엘리슨이 너무 좋아...
결국 피는 이어지지 않고 우당탕탕 매번 싸우기만 해도 어쨌든 가족인 거구나 응...
다시 말하지만 시즌 4 안 나오면 완벽할듯
빅터-엘리슨, 빅터-파이브, 빅터-라일라의 관계가 좋고
세상이 이지경인데 연애가 하고 싶은지 난 제드를 평생 이해 못 하겠구나 싶고
갑자기 분위기 사무라이 일뽕인것도 어이없고
그냥 다 어이없는데...
'빅토르 하그리브스'라는 존재만으로 드라마가 너무 재밌어졌다.
역시 엄브렐러 아카데미의 가장 중요한 인물...그니까 주인공은 파이브도 클라우스도 아니고 바냐-빅터가 분명함... 이거 제가 파이브클라우스를 싫어해서 하는 말이 아니고 진짭니다.
하.......근데 바냐 하그리브스라는 캐릭터를 엘리엇 페이지가 연기하게 된 게 진짜 운명적이고요.... 심지어 배우의 의견이 영향을 미쳐서 스스로를 빅터라고 부르게 되는 그 과정이 진짜 미친 것 같다니깐...? 엘리엇 페이지로 인해 완벽해진 캐릭터임...
바냐는 종말이 일어나기 전까지 한평생을 본인이 평범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사실 아니었잖아... 애비가 '통제할 수 없는' 힘이기 때문에 바냐에게 가스라이팅과 약과 앨리슨의 능력을 써서 본인 스스로를 별볼일없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만들었잖아... 이게너무상징적이야... 왜냐하면 이런 류의 가스라이팅은 현재 우리 주변에서 심심찮게 찾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임.
스스로의 능력을 모르고 쓸모없다고 생각하며 기대치를 낮추고 살아가는 고분고분한 나약한 여성(지정성별)이 각성하여 자아를 찾고 정체화하기까지의 여정...
엄브아카 자체가 바냐/빅터의 자아 찾기 여정이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해 전혀 몰랐던 바냐가 여러가지 깨달아가는 과정이 너무 아름다움... 퀴어적 시선에서 5.0드립니다.
시즌3 바냐/빅터의 캐릭터성이... 각성까지 한 주제에 너무 무르고 고분고분해서 이해가 안 된다는 사람이 많은데 그야 바냐/빅터는... 십수 년을 그렇게 억눌려 살아왔던 사람이라 어쩔 수 없음. 시즌2에서는 기억을 잃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건데 기억을 다 되찾은 시점에서 완전히 그...막나가는 성격일수가 없음. 바냐를 옥죄던 사슬들은 사라졌고 각성하고 스스로를 빅터로 재정체화했으나 십수년간 그렇게 살아왔던 건 하루아침에 변하지는 않을 테니까...
좋아도 싫어도 일단은 가족이고 weirdo인 본인들을 이해해줄 수 있는 건 본인들 뿐이기 때문에 콩가루여도 티격태격해도 오해하고 웬수져도 마지막에는 함께할 수밖에 없다는 게... 내 가족을 믿을 수밖에 없다는 게... 참으로 갓벽합니다. 심지어 이건 서로에 대한 신의가 없는 스패로 아카데미와 대조되어 보여주기 때문에 더더욱.
[4.0] 엄브렐러 아카데미 S3
2022.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