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rr
55%
태양은 가득히
[4.0]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2022.11.26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노스 바이 노스웨스트
North by Northwest

영화구몬

솔직히 히치콕 영화 처음 본다.

다 좋은데 짜증 난다. 남자주인공이 너무 나이가 많고 여주인공은 너무 젊다. 아무리 내가 늙은이를 좋아한다지만 역시 짜증 난다. 이런 감정은 오드리 햅번이 여주인공인 화니 페이스 때도 느꼈지만…

손힐이 아주 우연한 일을 했기 때문에 캐플런이라는 비밀 요원으로 오해받고 누명을 쓰고 암살 시도를 겪는 등 고초를 겪는다는 이야기다. 간첩으로 몰려 일평생을 감옥에 있다가 풀려나 길고 긴 소송 끝에 정부에게 보상금을 받았단 이야기를 얼마 전에 봤기 때문에 조금 씁쓸하게 봤다.

암살자들이 있는 경매장에서 난동을 피우다가 경찰에게 잡혀가는 부분에서, 자신을 끌고 경매장 밖으로 나가는 경찰에게 손힐이 이렇게 말한다. “왜 이렇게 늦게 온 거야?” 이 말은 그 씬에서 난동을 그렇게 부렸는데 이제서야 왔냐는 말이기도 하지만, 영화의 처음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자신이 납치되었다고 주장하지만 경찰들은 도움을 주지 않았다. 이전까지 경찰은 손힐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가 아니었다. 손힐이 경찰을, 정의를 필요로 할 때 그들은 손힐을 외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힐은 경찰이 자신을 죽이진 않을 것이고, 최소한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던 게 아닐까.

로맨스 씬마다 나이차이를 계속 의식하게 돼서 재미가 반감된 느낌이다. 그렇지만 로맨스 장면들도 좋았다. 초반부 경찰을 피해 도주할 때 캔달에게 도움을 받았던 손힐이 후반부에서는 살해당할 위기에 처한 캔달에게 도망치라고 알려주는 장면 등이 그렇다. 특히 마지막 부분 절벽에서 떨어지는 캔달을 붙잡으며 ‘꼭 잡아요!’ 라고 하는 장면이 곧바로 기차 안에서 ‘꼭 잡아요, 손힐 부인!’ 하고 외치는 장면으로 바뀌는 부분. 짧고 강렬한 전환이었다. 직전까지 긴장감이 흐르던 장면이 한순간에 해피엔딩으로 바뀐다. 이전까지의 고초들이 아주 먼 과거처럼 느껴지면서, 이만큼 해피엔딩을 확실하게 전달하는 방법은 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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