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파업전야 (1990)
2023.11.25
파업전야
The Nights Before the Strike
1990
엔딩장면은 정말 한국영화 역사상 길이길이 남을 명장면이다. 울음 참다가 여기서 저항없이 울어버림. 단결 투쟁 우리의 무기 너와 나 너와 나 철의 노동자
30년 전 영화인데도 2023년 현재와 놀라울 정도로 똑같다. 노조 갈라치기를 시도하는 자본가와 남녀 임금차이까지.
가끔 SNS나 언론 덧글을 보면 '평화 시위'에 이상하리만치 판타지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평화시위만이 의미가 있고 폭력적인 시위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 나도 어릴 때는 삼일운동의 의의가 비폭력이니 평화시위니, 촛불시위는 무혈시위라 의미가 있는 것이니 하던 이야기에 휘둘려 평화시위가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물론 지금은 다르게 생각한다. 이 어찌나 웃긴 말인가. 삼일운동은 지역차가 있었고 폭력적 시위의 양상을 띄는 곳도 있었다. 독립열사들은 매국노나 일제인사들을 암살하는 것으로 위용을 떨쳤다. 비폭력과 무혈시위, 평화시위는 만들어진 판타지다. 그렇다면 누가 그런 판타지를 만든 것인가?
간단하다. 그걸 무서워하는 사람들이다. 시위가 일어나면 가장 먼저 칼 맞을까 두려운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시위의 폭력성을 꼬투리잡는다. 정작 자신들은 폭력을 동원해 파업하는 노동자를 탄압하는 주제에.
피떡이 되어 끌려나가는 동료 노동자를 보며, 망설이고 배반했던 과거도 뒤로하고 랜치와 쇠파이프를 들고 현장으로 나서는 그 정신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