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怪物
Monster
2023
정말 아름답다...
영화를 볼 때건 만화를 읽을 때건 썰을 들을 때건 사람들은 종종 '편'을 드는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쁜 편이라고 비난하고 착한 편이라고 옹호해주는 것 말이다.
이 영화는 1막, 2막, 3막이 각각 인물들의 시점으로 서술된다. 한 인물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동안 상대방은 한없이 악하고 나쁜 인물로만 보인다. 누가 괴물인가. 담임 선생님인가, 교장인가, 부모인가, 어린아이인가. 그러나 그런 걸 시시콜콜히 따지는 관객을 비웃듯, 괴물은 저 중에 없다. 단편적인 시선에서 서술된 이야기 속에서 필사적으로 탓할 괴물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만이 괴물이다. 그리고 관객 스스로가 괴물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은 제법 중요하다. 때로 사람들은 나쁜 것을 자신과 구별하기 위해 '괴물'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가? 그리하여 사람들은 이런 '괴물' 같은 점을 똑 떼어버림으로써 가해자성을 손쉽게 버리려고 한다. 그렇지만 나와 분리된 악함이나 세상과 분리된 악함은 없다. 내가 피해자라는 것을 깨닫는 것만큼이나, 내가 가해자라는 걸 깨닫는 것 역시 중요한 게 아닐까.
몹시도 퀴어틱한 시선으로 진행되어서일까, 열차 장면은 '스위스 아미 맨'이 많이 생각났다. 아무도 드나들지 않는 문명과 단절된 폐허에 두 사람은 그들만의 세상을 만든다. 그 안에 문명이 있다.
사실 로맨스적 기류를 잘 눈치채지 못했어서, 이 영화가 퀴어에 대한 이야기임을 깨달은 건 열차에서 미나토와 요리가 포옹하고, 그걸 밀쳤을 때의 묘사였다. 그제서야 머리에 물밀듯이 들어오더라. 1막에서 엄마가 '미나토가 평범한 가정을 꾸렸으면 한다'는 말이나 오카마를 소재로 했던 코미디가, 2막에서 호리 선생님이 '남자답지 못하게', '남자답게 화해해' 라며 이야기했던 것들이. 세상이 요구하는 정상성 아래서 별종이나 괴물로 취급받는 어떤 것들이. 그리고 세상에서 단절된 두 사람만 아는 공간에서 비로소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두 사람이.
그리고 그렇기에 이 각본은 고레에다가 찍을 수밖에 없었구나.
"우리 다시 태어난 걸까?"
"아니, 원래 그대로야."
"다행이네."
괴물로 타자화되는 어떤 것들이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의 일부분을 깎아내거나 포기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미나토와 요리의 이 마지막 대화가 정말로 인상깊었다. 원래 그대로라 정말로 다행이야.......
그리고 영화관 이 개것들아 슬램덩크 재개봉 이딴거 하지말고 괴물 상영관좀 늘려 니들이 그러고도 영화관이냐? 불란서처럼 스크린독점 장기상영 못하게 할당제를 때려버리든지 해야지... 이게영화야. 이게영화라고. 씹뜨억영화 반년 1년씩 처걸려있는거 볼때마다 례술영화는 아트하우스 하나에 때려놓고 사흘만에 관 다 내려버리면서 마블인지 뭔 애니인지 씹뜨헉영화는 기차표에 장기로 걸어주네 니들이 인간의 마음이란 게 있는가? 미야자키 스콜세이지의 느그들 장사 그따구로 처 할텐가.
[4.5] 괴물 (2023)
2023.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