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사랑은 낙엽을 타고
2023.12.26
사랑은 낙엽을 타고
Kuolleet lehdet
Fallen Leaves
아름답다...
신기하게도 로코 도식을 적확하게 따르고 있다. 절제되고 고요하고 건조하게 묘사되지만 이것이야말로 현실에 가깝지 않은가. 물론 로코 영화들처럼 그렇게 시끌벅적한 삶을 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나의 현실은 이것에 더 가깝다. 당장 먹고 살 문제, 노사갈등, 전쟁과 사고와 비통한 뉴스들. 사회생활에 닳고 닳아 무기력하고 무감정한 퇴근길. 격렬한 감정의 소용돌이보다 이런 일상 잔잔하게 물결치는 감정이 내게는 더 친숙하다. 특히 각박하고 건조한 삶에 한 스푼의 유머러스함까지.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내가 정의하는 사랑에 더욱 걸맞는다. 사랑을 한다면 뜨겁고 열정적이고 격렬하고 극적이기보다는 이 영화같기를 바란다.
그리고 강아지가 귀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