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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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가득히
[4.0] 라스트 필름 쇼
2024.01.04

라스트 필름 쇼

Last Film Show

안녕 시네마 천국

2021

 

개인적으로 와닿기로는 파벨만스보다 훨씬 더 와닿았다. '영화' 에 매료되어 청춘을 바치는 청소년의 이야기란 건 이제 그다지 특별할 일 없는 소재일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도 파벨만스처럼 감독의 어린 시절을 재구성한 영화다.

파벨만스는 솔직히 제1세계 중산층 백인으로써의 경험이 수반된다. 하지만 라스트 필름 쇼는 낙후된 환경에서 조잡한 영사기로 훔친 필름들을 조각보에 상영하는 그런 이야기다. 꿈이 산산조각나고 불길에 녹아서 사랑했던 것의 형체도 남지 않고 사라지는 경험을 이 영화는 안다.

 

'빛'을 공부하고 싶다는 주인공이 좋았다. 빛에서 이야기가 나오고, 이야기에서 영화가 나온다니. 여러 '영화에 대한 영화'들이 영화의 예술적인 면이나 카메라 속의 세상, 이야기 자체 등등을 칭송했지만, 이 영화는 '물리적으로 빛을 쏘아서 화면에 비추는 행위'를 유독 사랑하는 것 같다. 물론 그것들도 모두 좋아하면서.

 

저는 영화가 되고 싶어요. - 되는 게 아니라 만드는 거지.

그렇지만 영화를 만들던 사메이(시간)는 결국 영화가 되었다는 점에서...

참으로 아름다운 이야기로구나...

 

뻘하게 작중에서 사메이의 이름 뜻, '시간'이 굉장히 중요한 무언가의 메시지처럼 묘사되는데, 사메이가 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칼리 여신을 숭배하는' 종교 영화라는 점이 굉장히 인도스러운 메타포였던 것 같다. 여신 칼리의 이름 역시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고, 파괴와 창조라는 선순환을 통해 결국 '세계'를 이룬다는 이야기를 가진 신이 아니던가?

영화란 빛을 '시간'에 흘려보내는 것이고, 영화를 비롯한 예술 작품들은 한 '세계'이고, 사메이가 사랑하는 것들은 여러 의미로 산산히 부서졌다가 다시 나타났다가를 반복한다. 칼리 여신이 파괴했다가 다시 창조해내는 세계처럼. 

 

영어공부 하자...

그리고 대여 말고 소장할걸 하,,,

ⓒ yunic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