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rr
55%
태양은 가득히
[4.5] 노 베어스
2024.01.16

노 베어스
No Bears
2022

진짜 너무 좋았습니다 얼마나 좋았냐면 이니셰린의 밴시만큼 좋았음
지금 어휘가 '좋다' 외에 적절한 게 생각나지 않는데... 메타픽션에 대한 이야기인데 창작자의 이런저런 고뇌가 보여서 좋았어요. 실패하고 잘 안 풀릴 게 확실한데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참담한 현실과 무력감의 반복 속에서 창작자의 윤리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파나히 감독(파나히 감독 역)은 실제로 반정부 시위를 하다가 이란에서 출국금지당한 감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정말 많은 것을 담으려고 노력한 게 보임
파나히 감독은 이란의 민주화 운동 관련으로 여러번 투옥당한 인물인데, '이란군 총에 맞아 무고하게 죽은 대학생'을 추모했다는 이유만으로 투옥생활하고 출국금지 처분을 받았고, 국가 안보에 지대한 위협을 끼친다고 '20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할 수 없음' 판결을 받았는데 상당히 어딘가 익숙하군요.
이게 2010년대의 일이고, 출국금지는 여전해서 그 어떤 영화제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있는데...
집 안에서 촬영하고 편집해서 케이크 안에 USB 파일을 넣고 반출해 국제영화제에 출품했다던가 하는 일화가 유명하다네요. 그리고 최근에(이 영화 공개시즌) 또 시위 나갔다가 투옥당했다고 함.
아무튼 그렇게 출국금지 처분을 받아 이란을 못 떠나는 사람인데... 영화 내에서 이란 사회의 보수적인 사회를 비판하면서 국경을 넘는다는 행위에 대해 이야기한다는게 와 정말 수시로 투옥당하는 사람 짬이라는 게 있구나 반정부정서 레전드 추구미.

ⓒ yunic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