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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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가득히
[3.5]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2024.02.13

안데스 설원의 생존자들
La sociedad de la nieve
Society of the Snow
2023

1970년대에 실제로 있었던 비행기 추락 사고와, 그 조난자들이 두 달이 넘도록 생존했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비행기 추락 사고 장면이 정말 무서웠다. 비행기 공포증이 생길 것 같다.

“우리에게 시체를 훼손할 권리는 없어” - “그럼 나는 생존할 권리도 없어? 누가 그 권리를 빼앗을 수 있는데?”

“릴리아나를 구해주려면 내가 밖에 나가야 했어... 그런데 릴리아나의 가슴이 내 발밑에 있어서 움직일 수가 없었어. 내가 빠져나오려 발버둥칠수록 릴리아나를 밀어 넣게 되는 거지. 릴리아나의 죽음에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토록 처절한 장면은 난생 처음 본다. 정말 숨도 못 쉬고 두 시간동안 꼼짝없이 봤다.

극한 상황에 처하면 사람이 이기적이 된다고 하던가. 사실은 아닐 것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연대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혹한 속에서 살려면 체온을 나누어야 하니까.
어떻게든 다 같이 살아남자고 아득바득 용을 쓰는 그 처절함과 함께 계속해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대자연의 위압감이. 그렇게 수많은 친구와 동료들의 목숨을 앗아간 안데스 설원이지만, 작중 내내 조난자들의 입으로 ‘아름답다’는 표현이 참 끝없이 나온다.

엔딩 크레딧의 연출이 정말로 압권이다.

ⓒ yunicorn